중국산 통신장비 철거에 2조 사용한다!

미 정부는 2조원을 들여 중국산 통신 장비를 철거하기로 최종 확정하였다.

 

미∙중 갈등에 철거되는 중국 통신 장비

미국 정부가 지난 13일 약 2조 원을 들여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의 통신 장비를 철거하기로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신장 위구르 차지구와 관련된 거래에 대해서도 사실상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중국을 억합하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될 것" 이라며 경고한 후 나온 사살상의 첫 대응 조치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 FCC는 이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통신망 구축에 18억 9500만 달러를 배정한 예산안에 따라 화웨이와 ZTE 장비 철거 명령을 채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FCC는 지난해 12월 미국 통신사들에 일부 비용 보전을 약소하며 화웨이나 ZTE 장비를 "뜯어내고 교체하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화웨이∙ZET 퇴출 등 대중 강경 정책은 변함없이 계속 추진해  나가는 것입니다.

지난해 마련한 명령 초안에서는 '가입자 200만 명 이하'인 영세 통신사만 비용보전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확정안에서는 '가입자 1000만 명 이하 통신사'까지 확대했습니다. 더 많은 통신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가며 화웨이∙ZTE 장비를 철거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FCC는 "잠재적 안보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핵심 통신 인프라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이날 자국 기업에 신장 위구르 차지구와 관련된 투자나 재화∙용역 거래가 미국 법과 제재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갈 것을 당부하는 '신장 공급망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부처 합동으로 내려진 이 주의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7월 처음 발령했던 것인데 당시 참여했던 국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재무부에 노동부와 무역대표부를 추가로 동참시켰습니다.

6개 부처가 함께 배포한 36쪽 분량의 주의보는 중국 저우가 신장 지역의 소수 민족을 어떻게 감시하고 강제 노동에 동원해 인권을 침해하는지 자세히 설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침해의 심각성과 정도로 볼 때 신장과 연계된 공급망, 사업, 투자를 중단하지 않는 기업과 개인은 미국법을 위반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라며 경고했습니다. 이는 신장 지역의 중국 기업과 잘못 거래하면 강제 노동 등 인권침해에 연루된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법이나 제재 조항을 위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이 주의보에 담긴 미국 법과 제재는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유엔 인권 최고 대표사무소가 우리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휠라, 헤지스, LG, LG디스플레이, 삼성 등 한국 기업을 언급하면 "신장 지역을 포함한 중국 내 공급망을 통해 인권침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이날 미국의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가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글로벌 신기술 고위급 회의'도 미국 정치권의 중국 견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회의 초입부터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과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이 연설했습니다. 오후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모두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연설했습니다.

NSCAI가  주최한 회의에 의회와 행정부 고위직들이 동시에 참석해서 인공지능 같은 최첨단 분야에서 중국의 독주를 막고 미국의 기술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는 한 치의 이견도 없다는 것을 과시한 셈입니다.

특히 미국은 이날 회의에 동맹과 우방국도 모았습니다.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협의체인 '쿼드와 신기술 국제협력의 긴요성'이란 주제로 열린 첫 패널 토론에는 애릭 랜더 백악관 과학기술 정책실장과 일본∙호주∙인도의 장관급 인사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영국∙한국∙이스라엘∙대만에서도 담당 장관들이 화상으로 초청됐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의에서 "파트너와 동맹들을 동원하고 조직할 것"이라며 "일본∙한국과도 핵심 신기술에 대한 새로운 양자  협력 파트너십을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양국의 고위급이 만나 협상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 주 중국 텐진에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양국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통상 정상회담 개최 전에 외교장관 회담을 먼저 하기 때문에 셔면의 방중이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2조 원을 들여서 중국산 통신장비를 모두 철거하는 미국의 영향으로 전 세계 통신시장 흐름이 어떻게 변화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CCTV 업계에서도 작년 한때 중국산 카메라를 비롯한 통신 장비 사용불가 방침이 있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렴한 중국산 장비를 다시 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다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 미국 정부의 중국산 통신 장비 철거가  국내 통신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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